낯선 공세벌식 호환형 신세벌식 배열

실험/연구 단계에 있는 자판 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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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알
글: 94
가입일: 2013-07-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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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공세벌식 호환형 신세벌식 배열

글쓴이: 팥알 »

신세벌식 카페에 올린 글입니다.
http://cafe.daum.net/3bulsikmini0A0/JYgd/36


공세벌식 호환형이라고 하면 1990년대형 공세벌식 자판(3-90 자판, 3-91 자판)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길고 넓게 보면 1990년대형 공세벌식 자판은 공세벌식 자판 역사의 한 자락일 뿐입니다.

공세벌식 자판은 1948년부터 배열이 숱하게 바뀌면서 자리가 바뀐 낱자들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요즈음에 공세벌식 자판을 익힌 사람은 셈틀에서 치던 속도의 반도 내지 못합니다. 자리가 다른 낱자들 때문에 생기는 오타 때문입니다. 그래서 만약에 공병우 타자기를 오래 쓰던 사람들이 1990년대 무렵에 모여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었다면, 3-90 자판 등에서 배열이 바뀐 것에 대하여 좋은 말은 나오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요즈음에 3-90 자판 등이 배열 호환성을 따지는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은 널리 오래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세벌식 자판의 어느 한 배열이 스무 해 넘게 꾸준히 보급된 적이 없었는데, 3-90 자판이 그것을 넘어섰고 3-91 자판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두 자판 배열은 타자기로 쓰일 때와 달리 특정 직업군이 아닌 일반인에게 널리 쓰이고 있고, 먼저 쓰이던 배열은 이미 잊혀졌습니다. 윈도 운영체제에서 기본으로 지원해 주는 것으로 사실상의 표준화도 이루었습니다. 셈틀에 쓰이는 자판 배열들 가운데 이 이상의 대접을 받는 예는 두벌식 표준 자판밖에 없습니다.
신세벌식_고전형_20160828.png
신세벌식_고전형_20160828.png (14.08 KiB) 30855 번 조회
요즈음의 공세벌식 배열과는 다르게 보이지만, 이 배열은 1950년대에 쓰인 초창기 공병우 타자기 자판에 바탕한 배열입니다. (http://pat.im/958) 본으로 삼은 공세벌식 배열의 세대가 다르고 잘 알려지지 않아서 낯설 뿐이지, 공세벌식 자판과의 호환성이 낮다고 하기에는 기준점이 모호합니다.
신세벌식_고전형_수정_20160828.png
신세벌식_고전형_수정_20160828.png (14.31 KiB) 30855 번 조회
받침 자리를 신세벌식 P / P2을 만든 관점에서 손본 모습입니다. 위 배열은 옛 공세벌식을 참고하여 힘들이지 않고 만든 것 치고는 아쉬운 대로 생각보다 쓸 만합니다. 1990년대형 공세벌식 자판에 길들어진 것이 발목을 잡긴 합니다. 흠을 잡는다면, 홀소리 ㅣ 때문에 왼손 집게 손가락을 더 많이 쓰고 겹받침 ㄽ·ㄾ을 같은 손가락으로 넣어야 합니다. 만약에 백지 상태에서 새로 만든다면, 저만큼 쓸 만한 배열 틀을 찾아 내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의 관점으로 보면, 공세벌식 자판 호환성은 수동 타자기와 전자 기기를 비롯한 여러 기기에서 함께 쓸 수 있는지를 따지는 기기 호환성을 뜻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병우식 수동 타자기가 쓰이지 않는 시대에 수동 타자기를 배려하는 관점을 고집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배열을 만드는 입장에서 공세벌식/신세벌식 자판의 틀은 1990년대가 아닌 오늘의 관점에서 필요에 따라 달리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거꾸로 생각해서 더 옛적에 쓰인 공세벌식 자판 배열이 신세벌식에 맞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쉽게 찾을 수 있고 쓸모도 있는 신세벌식 배열 틀은 이미 공세벌식 자판을 통하여 다 나와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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